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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이야기/처리 이야기

[주저리] 아내를 슬프게 하는 것들..

오늘 아내가 나에게 얘기 했다.

"돈 벌어 오는 것도 잘 사는 것도 바라지 않아요 다만 여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실수 하지 않았으면 해요.."

이게 무슨 달나라 여행 하는 시절 얘긴가..

거슬러 올라 가면 내가 다른 이들 보기에 참 무능력 해보이고 사회적 경험이 많이 없는데서 비롯된 이야기다.

이전에 XXX교회에서 1년 만에 그만 둔 일이 있었다. 그때는 연애 때였는데도 아내에게는 심상치 않은 충격이었던 것 같다. 1년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내가 나왔으니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난 제법 오래 있었던 거다. 다른 이는 3개월 6개월도 안 되어서 나갔으니까..능력 문제도 있지만 이 동네는 사람을 키울 생각이 없고 완성품만 바라는 곳이었음..)

지금 일하는 곳에서 7개월 정도 되면서 똑같은 실수는 잘 하지 않는데 문제는 날마다 일들이 새롭고 누가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도 않기 때문에 사회적 경험이 부족한 난

날마다 실수 연발..그나마 성장을 전제로 지켜봐 주시는 스타일이라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아내에게는 이전에 그 트라우마가 나에게서 보이는가 보다

게다가 막장 적인 획을 긋는 사건이 어제 일어났는데 애기를 잃어 몸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기도와 예배를 위해 나아온 아내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교인들이 많이 앉아 있는 가운데서 남편의 실수담을 쭈욱 읊으신 것이다 강단에 서신 분이..

뭐 성도들의 얘기도 가끔 들어가고 그것이 설교의 양념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문제는 아내가 맘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중에 예배가 마치고 기도회를 할때

불을 다끄고 어두컴컴한 상태에서 혼자 흐느끼고 있는거다..그때 만큼 나의 무능력함과 사회부적응적인 것들이 가슴이 아픈 적이 없었다.

목사님 입장에서는 그렇게라도 해야 좀 써먹는 넘으로 바뀔 것이고 하나님 앞에 쓰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한 것인데..아내와 나에게 적지않은 아픔을 준 것이다.

유산을 하게 되면 임신을 하여 아기를 낳은 것과 동일하게 몸조리를 해 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전혀 돔이 안되는 상황을 연출하는 나의 모습에 맘이 아프다.

오죽 하면 맨위에 말을 하며 내 할 일을 열심히 하라고 할꼬..

당장이라도 그만 두고 나의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싶다. 지금 이 자리에 나를 부른 이가 원망 스럽다. 잘 하지도 못하는 것을 왜 그렇게 밀어 부치는지 이해도

안될 뿐더러..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 하고 그들을 품어야 되는 큰 일이 왜 내가 해야 되는 건지 이해도 안된다.

난 그저 그림으로 당신을 높일 수만 있으면 좋은데..

아내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오늘따라 더 서글프다. 회의감이 들뿐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은..글쎄 모르겠다..

마른 땅에 샘물을 내는 것...너무 어렵다..